Being a Storyteller

평화

2009. 7. 1. 00:19

"인류 전체가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외계인군단이 공격해오지 않는 한 사람들이 인류로 묶이는 일은 없을꺼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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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2009. 5. 17. 09:08

휴대폰의 모닝콜.

손을 뻗는다. 일어나야 할 시간. 정지한 뇌를 이끌고 일어나 정신을 차릴 때까지 드는 시간은 2분.

컵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커피를 찾는다. 어제 사놓는다는 것을 깜박했군. 카페인 총량만 채우면 되기에 녹차 티백을 하나 꺼내어 담는다. 녹색 물결이 티백을 따라 흘러나와 온 컵을 덮는다.

샤워. 깨어났다는 것을 확정하는 의식.

샤워 후 컵에 담긴 진한 녹차 한 모금에 뇌도 슬슬 제 속도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빵도 사 놓았어야 했는데 다 먹어버렸군. 그릇을 꺼내어 씨리얼을 담고 우유를 붓는다.

완전히 옷을 갖추어 입는데는 3분. 딱딱하던 씨리얼이 우유에 녹아내려 흐물거리기 시작하는 시간. 이제 아침을 먹는다. 한 그릇을 비우는 데는 길어야 5분.

마지막으로 이를 한번 닦는다. 방을 나서기 전, 하루를 시작하는 마지막 의식. 수도를 틀고 양 손에 물을 받아 입으로 가져간다. 아차, 컵을 사용한다는 것이. 저번 달의 수도세가 머리를 스친다. 오늘 밤에 돌아와서는 컵을 쓰고 마리라. 거울 속에 비친 얼굴에 웃음을 날려주고 양말을 신는다.

신발을 신고 가방을 챙긴다. 챙길 것 다 넣었는지 잠깐 확인. 다 넣었군. 열쇠를 챙기고 방 문을 연다. 복도에 비치는 아침 햇살. 문을 잠근다.

하루의 시작.

눈부신 복도를 따라 발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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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증후군

2009. 4. 23. 00:53

사람은 나이를 상처로 먹는다.

철이 든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발바닥 깊숙히 박힌 가시가 도약의 끝에서 고통과 함께 기다린다는 것을 느끼는 것. 박힌 가시에 익숙해져 사라진 가시마저 실재하는 것으로 느끼는 것.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를 먹기 싫어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상처를 먹는다는 것이니까. 상처를 먹는다는 것은, 고통을 먹는다는 것이니까.

어린 아이들의 나이에 대한 동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고행을 행하는 수도자들을 동경하는 일반의 무리와 다를 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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